[앵커]
아는 기자, 아자 대통령실 출입하는 정치부 조영민 기자 나와있습니다.
Q. 대통령 어제 반성하겠다고 한 지 얼마되지 않아 긴급한 일이 벌어졌죠?
네. 어제 오늘 급박한 일이 두 가지 벌어졌습니다.
보신대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실언성 발언 그리고 오늘 대통령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폭 논란이었습니다.
둘 다 대통령실 입장에서 큰 악재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악재를 정리하는 속도가 빨랐습니다.
Q. 먼저 대통령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논란부터 보면요?
학교폭력 이슈가 이 정부 주요 국면마다 악재였습니다.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아들 학폭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때문에 또 한번 제기된 학폭 논란은 그만큼 파급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김승희 비서관 초등학교 3학년 딸이 2학년을 때려 전치 9주의 부상을 입혔다는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김 비서관 부인이 대통령실 고위직인 남편의 영향력을 활용하려 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사건 터지자마자 곧바로 정리했어요?
일단 의혹이 오늘 국정감사에서 제기되기까지 대통령실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후 2시 해당 사안에 대한 공직기강조사를 지시했다고 발표한 뒤 4시간 뒤 당사자가 사의를 표했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내일 대통령의 사우디 카타르 순방이 시작됩니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오늘 매듭짓지 않고 떠나면 순방 기간 내내 이 이슈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공직기강조사 이후 실제 대통령실 직원으로서의 영향력 행사 등 개입 정황이 드러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가 없습니다.
빠르게 사안을 매듭짓게 된 주요 이유라 하겠습니다.
Q. 이주호 장관도 발언이 나오자마자 반나절만에 대통령실이 바로 번복하고 질책했어요. 이례적인 속도인데요.
'자율전공 학생의 의대 진학'을 거론한 이주호 교육부 장관 인터뷰가 공개된 게 어제 오후 12시 반이었습니다.
대통령실이 오후 6시 30분, 이례적으로 늦은 시간에 브리핑을 하며 즉각 부인했는데요.
그 사이 대통령실이 교육부에게 사태를 바로잡으라는 지시도 최소 두 차례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첫 지시에도 교육부가 곧바로 대응을 안 하자, 대통령실이 거듭 지시를 했고 교육부는 결국 장관 말을 뒤집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빠르게 진화를 하기도 했고, 대통령이 교육부를 질책했다는 사실까지도 공개를 했습니다.
Q. 이렇게 발빠르게 대응한 이유가 있겠죠?
네. 그만큼 중대한 일이라고 본 거죠.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축으로 보는 게 '공정'과 청년' 두 가지를 모두 건드린 중차대한 실수라고 본 것입니다.
어제 이주호 장관 발언이 전해진 직후 청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비난의 글이 쏟아졌는데요.
통상적으로 의대는 가장 높은 수준의 성적을 받아야만 갈 수 있지 않습니까?
의대로 전과도 안 되는 다른 학과와는 달리 자율전공학생에게만 의대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겁니다.
커뮤니티에는 심지어 낮은 점수 받고 의대를 갈 수 있다는 건 아빠 찬스인 조국 전 장관 일가의 입시비리 의혹처럼 불공정한 거 아니냐는 말도 나왔습니다.
대통령실은 얼마 전,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었죠.
Q.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대통령실 상황이 그렇잖아요?
대통령실은 최근 그야말로 '반성 모드' 아니겠습니까?
오늘 대통령실에서는 "고춧가루를 뿌린 정도가 아니라 고춧가루통을 엎었다"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학습 효과도 있을 겁니다.
지난해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이 취학연령 만 5세 하향 정책을 얘기한 뒤 대통령 지지율은 20% 중반대까지 급락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오늘 나온 대통령 여론조사를 봐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30%를 간신히 지킨 상황입니다.
어떻게든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연이은 악재에 힘든 모양새입니다.
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
조영민 기자 ym@ichannela.com